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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상담사2급,3급

청소년상담사 시험 후기(2009년 시험)입니다.

안녕하세요. 나눔복지교육원 김형준 교수입니다.

저도 이번에 청소년 상담사 3급 시험을 보았습니다. 청소년상담사 3급 과정을 강의하는 사람으로서 자격증이 있어야 함은 물론 어떻게 출제가 되는지를 몸소 느끼고자 응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험후기 즉, 저의 느낀 점을 진솔하게 올립니다.


 

2009년 4월 26일 오전 노량진에서 일찌감치 택시를 잡아타고 성수대교 옆의 무학여고를 찾아갔습니다.

찾아가는 길에 오랜만에 보는 자격시험이라 그런지 약간의 설레임과 떨림이 있었습니다.

제 시험장은 20고사실이었는데 시간이 남아 부근에 있는 [던킨 도너츠]에 들러 가볍게 빵과 우유 한잔을 마시고 고사장에 들어갔습니다. 준비위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고사를 치룰 교실은 아담하면서도 그리 나쁜 환경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그리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날씨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험 시작 전 30-40분에 시험 방송을 하면서 들리는 고등학생 대상의 명상시간 내용은 긴장감을 풀기에 좋았습니다. 명상의 시간 내용이 조금 더 길어지는 것만 빼고는요.(그 후 10분 정도 계속 무의미한 내용이 방송되었거든요.)


시험시간이 다가오자 감독관 두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이었는데 나름대로 차분하게 진행을 해 주셨습니다. 1교시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1교시는 발달심리, 상담이론, 집단상담의 기초, 심리측정 및 평가 과목으로 4과목이었습니다. 시험지는 B4용지로 종이 질도 괜찮았으며 글자크기도 알맞게 컸습니다. OMR답안지는 두장으로 한 장에 두 과목을 표기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를 차분하게 읽어 나가는데 맨 처음 과목이 발달심리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이 지엽적인 부분이 많아 보였습니다. 한 문제 당 1분의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빨리 읽어나가면서 답안을 좁혀갔습니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되었지만 어려운 문제나 전혀 생소한 문제는 답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4지선다형의 문제였다면 덜 어려웠을텐데 5지선다형의 문제이다보니 두 지문을 가지고 고민하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보기를 주는 박스형의 문제가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으며 어떠한 과정을 물어보는 순서를 나열하는 문제도 많았고 옳은 내용 찾기가 많아서 옳은 내용을 찾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쫓기지 않고 1교시 시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1교시 시험의 소감은 발달심리가 어려웠으며 나머지는 그런대로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1교시의 끝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감독관은 답안지와 시험지를 회수하여 계수하였습니다. 시험 끝나기 5분 전에는 답안지를 교체하지 못한다는 사전 공지 때문에 감독관과 약간의 신경전을 벌인 몇 분의 수험생들의 안타까움을 뒤로 한 채 감독관들은 돌아갔습니다.    


30분의 휴식시간을 보내고 다시 그 감독관들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60문제를 치루는 데 학습이론과 선택과목 중 하나인 청소년이해론이 2교시의 과목이었습니다. 감독관들은 답안지를 배포하고 시험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2교시의 학습이론이 먼저 시험지에서 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습니다. 자기효능감의 문제는 쉽게 풀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지각적 자기효능감과 실제적 자기효능감의 비교 문제], [정보처리과정의 하나인 기억의 문제]가 상상외로 너무 많았으며 또한 지엽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병렬처리분석이나 연결주의(3~4문제 정도 출제) 등등 ... 이러한 내용은 궁금하여 나중에 찾아보았더니 [교육심리학]이나 [심리학]에서 다루는 정보처리과정의 분야에 있었습니다. 교육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한 분들은 쉽게 풀 수 있었겠지만  사회복지학 전공자들은 쉽게 풀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청소년 이해론도 쉽지는 않았지만 학습이론이 너무 어려워서인지 상대적으로 쉽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청소년이해론의 문제중에서 방어기제를 물어보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청소년이 자위행위를 하고자 하는 욕구에 손을 자주 씻는다.] 이러한 문제내용과 관련된 방어기제를 찾는 문제였습니다. 저는 문제를 읽고 나서 [전치나 치환, 대치, 취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문항에 그것은 없었고 합리화, 전이, 승화, 부정, 퇴행이 있었습니다. 저는 감독관에게 이 문제를 본부에 확인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여자 감독관은 남자 감독관과 이야기를 한 뒤 저에게 다가와 우선 이 문제에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마킹을 하고 시험이 끝난 후 이의제기를 통해 이야기를 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정답은 없는데 어거지로 부정(이는 청소년이 자신은 자위행위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때 부정이라고 합니다.)이라는 것에 마킹을 했습니다.


2교시의 끝을 알리는 벨이 울리고 감독관은 계수를 한 뒤 시험지와 답안지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아무리 상대적 답안을 찾는 문제라 하더라도 국가자격 시험이라면 문제의 품격를 높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씁쓸한 마음을 지닌 채 시험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2교시도 마찬가지로 보기를 주는 박스형의 문제가 많았으며 어떠한 과정을 물어보는 순서를 나열하는 문제도 많았으며 옳은 내용 찾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시험을 계기로 느낀 점은 다음 세 가지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교시별로 문제를 1교시는 4과목, 2교시는 2과목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1교시는 2시간을 집중하여 풀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답안지를 마킹해 나갈 때 120문제를 마킹하는 그리 쉬운일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5분전에 답안지 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느끼는 강압감은 누구보다도 클 것입니다. 답안지 한 장에 두 과목을 마킹하는 것을 보고 "그래서 1교시가 4과목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이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9시 30분의 시험시간을 9시로 앞당기고 1교시 2과목, 2교시 2과목, 3교시 2과목으로 하면 지금의 시험시간과 비슷하게 끝낼 수 있으며 답안지 교체와 같은 신경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2시간이라는 장시간 동안 화장실을 못 가서 1교시 후 여자화장실 앞에 긴 줄이 생기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어느 한 전공에 치우치지 않는 대표성이 있는 문제 출제를 요구합니다. 저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심리학(선택)과 상담심리학(선택), 가족상담(선택) 등 상담관련 과목을 모두 이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습이론의 문제는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전공한 분들은 쉽게 풀 수 있었겠지만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분들은 거의 찍는(?) 수준의 문제가 사례와 긴 지문을 통해 나왔습니다. 이는 대표성이 결여된 출제였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학습이론을 응시한 수험생들의 이구동성적인 내용도 그러함을 감안하면 이는 저의 의견만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셋째, 문제를 풀다보면, 의심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문제를 많이 출제를 해 보지만, 검안이나 감수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실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몇년 전 모 자격시험에서 2~3문제에 문제가 발생하여 모두 답안으로 처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쉬운 일입니다.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각 시험장의 본부와 긴밀히 연락이 취해질 수 있기 때문에 60점 이상이면 합격이 되는 절대평가에서 한 문제로 당락이 좌우될 수 있어 불이익을 당하는 수험생이 없어 좋고, 시험관리 차원에서 또 다른 비용이 들지 않아 좋은 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문제가 공개되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 이의제기는 거의 어렵다고 볼 수 있겠지요... 시험문제의 공개가 어렵다면 [한국청소년상담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의제기를 받는 것도 수험생에게 신뢰로운 기관이나 국가자격시험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번 시험에서 많은 분들이 합격하셔서 한층 더 전문적인 상담사로의 길을 걸어가시길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나눔복지교육원장


  김형준